오인숙 사제신부가 코로나백신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기도하고 있다.

"정직이 가져다 준 선물"

1990년대 미국의 자선사업가 케네스 벨링은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빈민가를 지나던 중, 지갑을 잊어버린 것을 알았다.

벨링의 비서는 빈민가 사람들이 주운 지갑을 돌려줄 리 없다며 포기하자고 했지만, 벨링은 지갑을 주운 사람의 연락을 전화기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 전화연락은 없었다. 비서는 ‘지갑에 명함이 있으니 돌려줄 마음이 있었으면 벌써 연락이 왔을겁니다.’ 라며 퇴근을 종용했지만 벨링은 침착한 모습으로 전화를 기다렸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질 무렵 드디어 전화가 왔다.

​지갑을 주운 사람은 남루한 차림의 어린 소년이었고, 돌려준 지갑에 든 돈은 그대로였다. 지갑을 돌려준 소년이 주저하면서 말했다. “혹시 돈을 좀 주실수 있나요?” 비서는 그럴 줄 알았
다며 소년을 비웃었지만, 벨링은 웃으며 소년에게 얼마가 필요한지 물었다.

“감사해요. 저에게 1달러만 주시면 돼요. 지갑을 주운 후 연락하기 위해 공중전화가 있는 곳을 찾긴 했지만, 전화를 걸 돈이 없어서 주변 가게에서 빌렸어요. 그 돈을 갚으려고요.” 소년의 말에 벨링은 속으로 감탄하면서, 의아하여 물었다.

​“내 지갑에 돈이 있었는데 왜 그 돈을 쓰지 않았니?” 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그건 제 돈이 아니잖아요. 남의 지갑을 허락도 없이 열면 안 되잖아요.”

소년의 얘기를 들은 비서는 자신의 생각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소년의 맑은 눈을 본 비서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고, 벨링은 감동한 나머지 소년을 꼭 끌어안았다.

벨링은 즉시 지금까지의 자선사업 계획을 변경하여, 빈민가에서 학교에 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그곳의 몇몇 학교에 투자를 했다. 그렇게 마음이 바뀐 것은 바로 그 정직한 소년 때문이었다.

그 학교의 개학식 연설에서 벨링은 “다른 사람을 멋대로 추측하여 평가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사람들 속에 내재한 선량함을 믿고 순수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대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에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사명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