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생의 때늦은 사과문

손명화 기자 승인 2022.04.02 06:24 | 최종 수정 2022.04.02 06:25 의견 0

대선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던 작년 10월 말, 자신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자녀라고 밝힌 학생이 올린 익명의 글이 서울대학교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왔다.

윤석열 후보 캠프의 중진의원이 공천을 빌미로 협박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게시와 동시에 온라인에 퍼졌고 일부 언론에서는 기사화되었다.

당시 경쟁 후보 캠프에서는 저와 다른 중진의원의 당적 박탈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이 최근 수사 결과다.

작성자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를 조합해 허위의 사실을 게시하였다는 사과문을 제게 보내 왔고, 직접 만나보니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

당사자로 지목된 국민의힘 권성동의원은 "관심을 가지게 된 학생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심어주어 이러한 일에 휘말리게 한 것은 기성 정치인들의 잘못입니다. 경선 승리를 위해 허위정보로 여론을 몰아가 피해자가 생기는 일은 앞으로 없어야 한다"고 밝히고 관련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했다.

또한 학생의 장래를 위해 선처도 당부했다고 밝혔다.

<사과문>

저는 서울대학교 ○○○○에 재학중인 ○○○입니다.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도 않고 사과드린 점 정말 죄송합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드리기 위해 당연히 제 신원을 밝히는 것이 선행되었어야 했는데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기회를 주신다면 직접 만나 뵙고 제 실수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익명의 공간에 숨어서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대통령 후보 경선이라는 중요한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여러 정보들이나 주변에서 떠드는 이야기들을 부분적으로 접하고 제가 당사자인양 그 정보를 조합해 허위의 사실을 게시하였습니다. 어리석어서 제 행동이 가져올 파장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마치 정의로운 행동이라도 되는 것인 양 크게 착각했습니다. 부끄럽고 또 후회스럽습니다.

저는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자녀가 아니며 제가 게시했던 글은 사실이 아닙니다. 특히, 공천협박이라는 표현은 자극적으로 글을 쓰기 위해 심하게 과장하고 사실을 왜곡한 것입니다. 또, 권○○ 이라는 표현 역시 제가 중진의원님들의 예시를 적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이름을 적은 것이지 실제 권성동 의원님께서 글에 적시된 불명예스러운 행위를 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제 글이 가져올 파장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권 의원님을 비롯해 제 경솔한 행위 때문에 명예가 훼손되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서울대 ○○○○ 4학년 ○○○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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